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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보고 배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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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 조 작성일09-04-28 00:00 조회1,5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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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일학년 때 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의과 대학 학칙상 한 과목만 낙제를
해도 한 학년이 낙제 처리되어서 진급하지 못했지요. 그러니 아무리 학점이 적
은 과목이라 할 지라도 가볍게 여기기 어려웠지요. 그러고보니 입학 때 동기가
6년 동안의 의과 대학 과정을 함께 마치고 졸업하는 비율이 50% 정도가 아니었
나 합니다. 저도 대학 일학년때 국어 과목 때문에 낙제를 할 뻔 하였지요.
그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카드 놀이가 유행이었지요. 그래서 방과후 뿐만
아니라 수업을 빼 먹고 학교 풀 밭, 동아리방, 친구 하숙집, 커피숍 등등에서 친
구들과 카드 놀이를 하는 것이 학창 생활의 즐거움의 하나였지요. 예전이나 지
금이나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했을 때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서 잠시 느낄 수 있
는 조그마한 말초적인 쾌락이었겠지요.
한 번은 국어 시간에 친구들에게 대리 출석을 부탁해 놓고 수업을 빼 먹고 카드
를 치게 되었는데, 죄질이 나쁘게 대신 출석을 부탁해 놓고 수업을 빠져서 교수
님이 화가 많이 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국어 과목에서 점수를 주지 않으시
겠다고 하셔서, 나중에 교수님에게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반성문도 쓰
고, 그 교수님의 책을 읽고 독후감도 써 내고 하여서 간신히 낙제는 면했던 기억
이 아직도 또렸합니다. 그 교수님은 무당 연구에 권위가 있으신 분이셨지요. 그
래서 그 강의 내용은 항상 흥미진진 했었습니다. 우리가 평소 대하지 못하는 무
당들의 세계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 교수님의 아드님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
고 계시는 정신과 선생님 이시지요. 이 선생님은 자라면서 그 교수님에게 무당
분야에 대해 많은 말씀을 들으셨으리라 추측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잘 모르지
만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많은 분야 중에서 정신과를 그 첫번째로 선택하셨으
리라 짐작합니다. 이렇듯 가정에서 어릴 때 부터 어른들로 부터 보고 배우게 되
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혼할 때 상대 집안의 어른들을 보고, 가풍을
따지고 하는 것이겠지요. 어른이라는 것이 갈수록 쉬운 역할이 아니라는 생각
이 듭니다. 저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아이들이 배우겠지요. 저는 여태까지 어떤
것을 보여 주고 있었는지 저 스스로에게 자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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