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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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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 조 작성일09-03-03 00:00 조회1,7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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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것도 다 때가 있다. 그러니 공부할 시기에 공부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는 말을 어릴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지요. 그 때는 이 말의 의미가 무엇
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알게 되었답니다. 왜냐하면 요즈
음은 책을 읽어도 몇 장 넘기다보면 앞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억력이 왕성한 시기에 취득한 내용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
도 기억을 할 수 있지요. 어릴때 동화책에서 보았던 부모님의 말을 듣지 않고 반
대로 행동했던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물론 내용이 단순해
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단순한 내용도 오래 기억하기가 어렵
지요. 사람은 누구나 청개구리 기질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릴 때에는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안달이었지요. 그러나 실제 나이가 들어서 어른 노릇을 해야
하는 시기에는 철 모르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 때가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말들을 하지요. 항상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욕심 때문이겠지요.
어릴 때에는 왜 그렇게 어른 노릇이 하고 싶었는지요. 어릴 때에는 해야 하는
공부는 그렇게 하기가 싫었던 반면에, 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극장 구경, 다방
에 가서 커피 마시는 것, 수업 빼 먹기, 담배 피우기, 술 먹기, 여자 친구 사귀
기, .....-은 왜 그렇게 하고 싶었는지요. 저는 범생이 그룹이어서 감히 시도는
못하고 용감한(?) 친구들의 그런 일탈 행동에 대한 무용담을 들으면서 부러워했
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알지만, 어릴 때 하지 못하게 했던 그런 일들이 결코
어른이 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어른은 살면서 세월이 지나면서 누구나 되는 것이지만,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것은 누구나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다운 어른이 되려면 어른이
져야만 하는 그 무한의 책임을 깨닫고, 그 책임을 이룰 수 있는 무한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제가 어른이 되는 연습이 필요
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제대로 어른이 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릴 때 보았던 "my way"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영화 속의 아버지
가 마라톤의 골인점을 향해 최선을 다하던 모습을. 마라톤의 출발점에 선 모든
사람들이 골인점을 통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하는 모습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모습이 진
정 어른다운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모든 일의 결과가 사람의 몫은 아닐
터이니까요.
내일 모레면 동면하던 개구리들이 땅속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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