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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햇병아리" 추억.....환자들의 아침 민방위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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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 조 작성일00-07-24 00:00 조회2,6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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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들은 이야기이다.
다른 병원의 어떤 신참 간호사가 환자에게 주사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떨리는
나머지 자신의 손에 주사기를 찔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참 간호사가 보니 아
프다는 소리도 하지 못하더란다.
요즈음같이 무더운 여름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더위도 잊은채 입가에 미소
를 지으며 나의 인턴 생활때의 한 기억이 떠 올랐다.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 시험에 합격하고 나면 국가에서 의사면허증
이라는 것을 준다. 이런 의사면허증이 있으면 고상히 앉아서 환자들을 진찰하
는 모습을 떠 올리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천만의 말씀. 의사면허증을 딴후에 전
공의 시절 첫번째 관문이 인턴시절. 말 그대로 "in turn"이다. 어느 한 과에 정
착되지 않고 떠 돈다는 말이다. 그러니 거의 하는 일들이라는 것이 허드렛 일들
이 대부분이다. 물론 의사가 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이지만. 그 중의 하나가 입
원 환자들의 주사를 놓아 주고. 검사할 것이 있으면 그것에 맞게 피를 채취해야
하는 일이 있다. 의과 대학을 막 나온 신참 의사가 어떻게 주사와 친할 수 있겠
는가? 대부분의 경우 고참 간호사가 신참 의사보다 주사 실력은 훨씬 좋은 것
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가 근무했던 대학 병원에서는 아침 7시부터
병실 환자들의 주사를 놓고 검사할 것이 있으면 채혈을 했다. 그러나 인턴이
한 번 돌고 가면 나머지 빠진 사람들은 간호사들의 몫이었다. 그래서 입원을 오
래하고 있는 환자들은 이런 씨스템을 아시고. 아침 7시 이전에 일어 나셔서 화
장실로 가시던지 아예 바깥 정원쪽으로 가셨다가 40.50분정도 경과후 병실로 들
어 오셨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우리 인턴들은 이것을 보고 "환자들의 아침 민
방위 훈련"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당시 환자 앞에서 주사를 앞에 놓고 진땀을 흘렸던 기
억은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새로 의사가 되신 선생님들이 그런 모습으로 주사
를 들고 있을 생각을 하니 얼굴에는 잔 미소가 떠오른다.
그래서 그 때 인턴 생활을 같이 하던 친구들끼리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나중
에 아파서 입원을 하더라도 3.4.5월은 피하자고....(왜냐하면 인턴 생활은 3월
부터 시작되고 이때가 가장 경험이 없는 시기이므로 앞에 예를 든 경우처럼 환
자에게 주사를 못 찌르고 자기에게 찌르기 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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