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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맑은 눈에서 밝은 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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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닥터 조 작성일08-01-29 00:00 조회2,7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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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9년 전 겨울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사내 아이가 태어났답니다.
이 아이는 출산때 엄마의 산길에 비해 너무나 커서 산부인과 선생님들의
애를 태우다가 드디어 이 세상과 첫 인사를 하였답니다.
이 아이는 그 가족의 둘째, 장남, 막내라는 타이틀을 한꺼번에 거머쥐게 되
었지요. 그 아빠는 막내를 많이 예뻐하였고, 아이 역시 아빠를 잘 따라서
아이는 종종 "나는 아빠의 장난감 입니다" 라는 말을 하곤 하였답니다.
 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무렵에, 이 아이는 시시때때로 부모님께 와서 자
기가 잘 못했다고 울곤 하였답니다. 그 사연은 자기를 화 나게 한 친구에
게 마음 속으로 욕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그 아이에게
모든 사람들은 화가 나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단다. 그래도 너는 마음
속으로만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 다음부터는 화가 나더라도 마
음 속으로라도 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일러 주었답니다. 그러나 아이
의 이런 증세는 좋아지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자주 이런 고백을 하며 침울
해 하였답니다. 그래서 그 부모들은 혹시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아
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많은 걱정을 하였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이런 증세는 저절로 없어졌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이 아이는 학교를 종종 빼먹었 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식도
가지 않았답니다. 그리고는 가족들과 혹은 아빠와 여행을 다녔답니다. 여행
의 이름도 가족여행 혹은 사나이들만의 여행이라 말하며 넷이서 혹은 둘이
서 여행을 하였답니다.그래서 세계 많은 나라를 다녀 보았고 아빠와 아들
둘이 함께 8대 세계불가사의를 여행도 하였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학교
를 빼먹고 여행을 가는 것도 또하나의 자연 학습이라고 말하곤 하였답니다.
 이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이 아이는 부모와 이별을 하게 되었지요. 이
아이는 머나먼 이국의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지요. 처음 떨어져 생활
하게 되니 처음에는 기숙사 침대를 눈물로 많이 적시었나 봅니다. 그러나
공부의 압박에서 벗어나 마음껏 축구, 럭비, 필드하키, 육상 등등의 여러
체육 종목을 즐길 수 있었지요. 그 때 그 아이의 관심은 경쟁 학교와의 게
임에서 이기는 것이였답니다. 이 기간 동안 매일같이 엄마와는 전화를 하면
서 아빠와는 이메일을 하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같이 살 때 보
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기간에도 아빠와의
여행은 계속되었고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서 아무 계획없이 거리도 걷
고, 박물관도 가고, 엘리제궁 앞으로 조깅도 하고, 밤에 세느강가를 걷기
도 하였던 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
와 떨어져 지내다보니 보통 부모들이 힘들어하는 사춘기도 별 일 없이 지나
갔다고 합니다. 그 후 몇 년이 흘러서 그 꼬마 아이의 키가 아빠보다 커졌
고 아빠와 아들은 점점 친구처럼 되어갔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방학때 가족
들이 함께 찜질방을 가게 되었는데-그 때 그 아이의 아빠는 여러 가지 일들
로 많이 힘들어 하였던 때였는데- 그 아이가 찜질방 안에서 아빠에게
"긍정의 힘" 이라는 책(아빠가 그 아이에게 읽으라고 권했던 책)을 주면서
어느 페이지에서 부터 어느 페이지까지 다시 읽어 보라고 하였답니다. 아빠
는 그 페이지들을 읽으면서 어느새 다 커버린 아이에게 놀라면서 속으로는
아이보다 못난 아비인 것 같아 마음이 찡해지는 느낌을 가졌답니다.
 그러다가 대학입시를 준비하게 되었는데, 부모들은 가족과 떨어져 혼자서
인생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기에 애 쓰고 있는 아이가 너무나 안스러웠답
니다. 그런데 그 때 매일하는 이메일을 통해서 그 날도 메일이 왔답니다.
내용은 너무나 하나님께 죄송하다고, 평상시에는 하나님께 기도를 자주하
지 못했는데 시험을 앞두고 하나님께 자주 기도를 하는 것같아 미안한 마음
이 든답니다. 그래서 아빠는 사람들이 평상시에 하나님께 자주 기도드리고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지. 그래서 하나님은 사
람들에게 어려움을 주시고, 사람들은 어려움에 닥쳐서야 비로소 하나님을
찾게 되지. 그러니 어려울 때 기도하는 것은 전혀 죄송한 일이 아니지. 어
려울 때에도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이 강팍한 사람들이지 라
고 답장을 하였답니다. 그 아이가 대학에 합격한 후에는 아빠의 마음을 헤
아려 비싼 등록금을 걱정한답니다. 그리고 벌써 여름 방학에 아르바이트 자
리를 알아본다고 합니다.
 그 아빠는 그 아이의 맑은 눈을 통해서 그 아이의 밝은 마음을 본답니다.
그래서 그 아빠는 힘이 들때면 그 아이의 맑은 눈을, 그 아이의 해맑은 얼
굴을 떠 올린답니다.
그 아이는 그렇게 밝은 영혼을 가진 청년으로 자라났답니다.
그 아이의 아빠가 바로 접니다.
저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팔불출 입니다.
저는 그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잘 한 일이 그 아이를 이 세상에 있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렇게도 못말리는 팔불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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